12% 폭락한 날, 나는 커피를 마셨다

2026년 3월 4일, 코스피가 12% 넘게 빠졌다. 뉴스는 비명을 질렀고, SNS는 공포로 뒤덮였다. “이번엔 진짜 끝이다.” “전쟁이 나면 주식은 끝이다.” “다 팔아야 하는 거 아니야?” 나는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X에 글을 썼다. “지옥을 통과하는 중이라면, 멈추지 말고 계속 걸어라.” 오해하지 마라. 나는 대담한 사람이 아니다. 심장이 강한 것도 아니다. 다만 구조가 있었다. 2013년, 나는 금과 … Read more

하이퍼인플레이션이 히틀러를 만들었다

1919년 6월, 베르사유 궁전 거울의 방. 연합국은 독일에 전쟁 배상금을 선고했다. 1,320억 금마르크. 당시 달러로 330억 달러. 영국 협상단의 젊은 경제학자 케인즈는 조약문을 읽으며 계산기를 두드렸다. 독일이 실제로 갚을 수 있는 금액은 기껏해야 그 4분의 1 수준이라는 결론. 케인즈는 협상장을 박차고 나와 두 달 만에 한 권의 책을 써냈다. 《평화의 경제적 결과》. 그는 이 조약을 … Read more

은광 3만 톤으로도 지키지 못한 것

세상에서 가장 귀한 자원은,금도, 은도 아니다.사람, 인적 자원이 가장 중요하다. 16세기 유럽, 스페인에는 모든 것이 있었다. 남미 포토시 은광에서 캐낸 3만 톤의 은. 유럽 전체 은 매장량의 세 배에 달하는 부. 그리고 그 돈으로 건조한 무적함대. 그러나 1588년, 영국 앞바다에서 무적함대가 격침되었고, 유럽은 의문을 갖게 되었다. 어떻게 세계 최강의 해군이 무릎을 꿇었는가? 답은 전술이나 날씨가 … Read more

빚을 갚을수록 빚이 늘어나는 역설

1929년 10월 16일,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경제학자 어빙 피셔는 뉴욕타임스에 이렇게 선언했다. “주가는 영구적인 고원(permanently high plateau)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채 2주도 지나지 않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는 매물이 하루에 1,640만 주가 쏟아져 나왔다. 역사는 그날을 블랙 화요일이라 부른다. 피셔는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경제학자였다. 몇 주 만에 전 재산을 잃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투자에서 참패한 바로 그 사람이 … Read more

꿀벌처럼 악을 만드는 존재 – 윌리엄 골딩『파리대왕』의 경고

1944년 6월 6일, 노르망디. 영국 해군 중위 윌리엄 골딩은 로켓 발사함의 지휘관으로서 해변을 향해 포격 명령을 내렸다. 해변에서 쓰러지는 것이 적군인지 아군인지, 군인인지 민간인인지는 함포의 연기 속에서 구별할 수 없었다. 전쟁이 끝난 뒤, 그는 영국의 한 학교에서 소년들을 가르치며 이렇게 썼다. “인간은 꿀벌이 꿀을 만들 듯 악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10년 후인 1954년, 그 문장은 한 … Read more

정도를 가라, 그러나 유약하지 않게

아버지는 할아버지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았다. 그리고 가족의 칼부림이 시작되었다. 돈이 사람을 어디까지 잔인하게 만드는지, 아들은 똑똑히 보았다. 재산을 둘러싼 다툼 속에서 아버지는 재산도, 가족도, 친구도 잃었다. 아버지는 유약한 사람이었다. 세상의 거친 물살에 어울리지 않는…그런 사람이었다. 그리고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남긴 것은 재산이 아니라 가훈 한 줄이었다. “정도(正道)를 가라.” 아들은 결심했다. 정도를 따르되, 아버지처럼 유약하게 살지는 … Read more

황제의 일기장

기원후 170년, 겨울.도나우 강은 얼어붙었고, 카르눈툼 요새의 천막 안에는 촛불 하나가 흔들리고 있었다. 밖에서는 게르만 부족 2만이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 북부까지 밀고 들어왔다는 전령이 돌고 있었다. 동쪽에서 돌아온 병사들은 파르티아 전쟁의 승전보 대신 역병을 선물로 가져왔다. 안토니누스 역병 — 훗날 천연두로 추정되는 이 전염병은 제국 인구 7백만을 앗아갈 것이었다. 국고는 바닥났고, 황후 파우스티나의 불륜 소문이원로원에 … Read more

워털루의 전서구

체스에서 가장 강력한 수는 상대가 예상하지 못한 수가 아니다. 상대보다 세 수 앞을 읽는 것도 아니다. 가장 강력한 수는 상대가 아직 모르는 정보를 알고 있을 때 나온다. 1815년 6월의 유럽이 그랬다. 마이어 암셀 로스차일드는 1744년, 프랑크푸르트의 유대인 골목 유덴가세에서 태어났다. ‘로스차일드’라는 성 자체가 독일어 ‘붉은 방패(Rotes Schild)’에서 왔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었고, 은행에서 수년간 주화 … Read more

투자를 사랑하는 법

피아노를 처음 배우는 사람은 처음부터 아름다운 음악을 기대한다. 그러나 처음 1년은 손가락이 아플 뿐이다. 스케일을 반복하고, 손목 각도를 교정하고, 메트로놈에 맞춰 같은 마디를 수십 번 친다. 아름다운 음악은 들리지 않는다.오는 것은 지루함과 의심뿐이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그러다 어느 날, 손가락이 건반을 기억하는 순간이 온다.머리가 아니라 몸이 연주한다. 그때 비로소 음악이 시작된다. 에리히 프롬은 … Read more

공포가 지배하는 시간, 19일.

열이 오르면 해열제부터 찾는다. 그러나 열은 적이 아니다.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 반응이다. 열을 억지로 내리면 바이러스가 더 오래 산다. 몸이 아는 것을 머리는 모른다. 고통이 치유의 시작이라는 것을… 시장은 살아있다.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반응한다.아프면 열이 오른다. 전쟁이 터지면 시장은 폭락한다. 투자자의 본능은 “팔아라”고 외친다. 그러나 그 폭락이 면역 반응이라면? 2차 대전 이후 20건 이상의 지정학적 충격을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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